보험 리모델링을 위해 보험클리닉을 방문했는데, 어째서 설계사마다 추천하는 상품이 제각각일까요? A설계사는 삼성생명 상품을, B설계사는 한화생명 상품을 추천하며 서로 다른 상품이 더 좋다고 하니 머릿속만 더 복잡해집니다. 분명 내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객관적으로 추천해줄 거라 믿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요? 혹시 보험클리
닉 수수료 구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의심,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사실 그 의심의 상당 부분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설계사마다 추천 상품이 다른 핵심 이유 3가지
- 보험사별로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보험사나 GA(법인보험대리점)에서 특정 기간에 내거는 추가 성과급, 즉 ‘시책’ 때문입니다.
- 설계사 개인의 전문 분야와 영업 전략,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 설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추천 상품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 보험클리닉 수수료
보험 상담 시 소비자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나에게 가장 적합한 보장’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설계사들에게는 고객의 보장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보험클리닉 수수료’ 즉, 설계사에게 떨어지는 수당입니다. 이는 GA(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든, 원수사 전속 설계사든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입니다. 도대체 이 수수료 구조가 어떻길래 설계사의 추천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이유 하나 수수료 지급률의 차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보험사마다, 그리고 보험 상품마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 10만 원짜리 종신보험을 판매했을 때, A보험사는 수수료로 100만 원을 지급하지만 B보험사는 120만 원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B보험사 상품을 추천할 유인이 생깁니다.
이러한 수수료 차이는 보험사의 사업비 책정 방식, 주력 상품 마케팅 전략 등에 따라 발생합니다. 특히 여러 보험사 상품을 모두 취급하는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수십 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며 가장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물론, 금융당국에서는 ‘1200% 룰’을 통해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월 납입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초회 수수료 경쟁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 여전히 상품별 수수료 차이는 존재합니다.
이유 둘 특별 보너스 ‘시책(施策)’의 유혹
월급 외에 보너스를 더 준다고 하면 누구든 솔깃할 것입니다. 보험업계의 ‘시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합니다. 시책이란, 보험사나 GA에서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정 기간에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에게 수수료 외에 추가로 지급하는 특별 인센티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A사의 암보험을 3건 이상 판매하면 현금 50만 원 추가 지급!”과 같은 방식입니다.
이러한 시책은 분기 실적 마감이나 신상품 출시 등의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때로는 현금 대신 금, 명품 가방 등이 걸리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 아니더라도, 높은 시책이 걸린 상품을 우선적으로 권유하게 되는 ‘불완전판매’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보장 분석을 통해 보험 리모델링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설계사의 시책 달성을 위한 상품에 가입하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구분 | 내용 |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
---|---|---|
판매수수료 | 보험 계약 체결 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기본적인 보수 |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받을 가능성 존재 |
시책 (인센티브) | 특정 기간, 특정 상품 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추가 보너스 | 필요성보다 시책이 걸린 상품을 추천받아 불필요한 지출 발생 가능 |
유지 수수료 | 계약이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분할하여 지급되는 수수료 | 설계사가 계약 유지를 독려하여 긍정적일 수 있으나, 초기 수수료에 비해 영향력은 적음 |
이유 셋 설계사의 전문성과 영업 철학
물론 모든 설계사가 수수료나 시책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설계사 개인의 전문성과 영업 철학 또한 추천 상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 전문 분야의 차이 어떤 설계사는 CI보험이나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 분석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다른 설계사는 저축성 보험이나 재무 설계에 특화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보험금 청구 경험 특정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 절차가 까다롭거나 지급을 잘 거절했던 경험이 있는 설계사라면, 해당 보험사 상품을 기피하고 고객에게 원활한 보험금 지급 경험을 제공했던 회사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을 위한 긍정적인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소속 GA의 방침 피플라이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인카금융서비스 등 대형 GA의 경우, 자체적인 상품 비교 분석 시스템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군이 정해져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내부 방침이 설계사의 추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험클리닉에서 설계사마다 다른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있습니다. 단순히 어느 한쪽이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이러한 구조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료 상담이나 보장 분석이라는 말에 현혹되기보다는, 왜 이 상품을 추천하는지,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설계사를 위한 보험’이 아닌, 진정으로 ‘나를 위한 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