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활기는 넘치는데, 왜 프로젝트는 항상 제자리걸음일까요? 회의 시간은 길어지는데, 정작 중요한 결정은 아무도 내리지 못하고 있나요? 직원들은 모두 착하고 성실한데,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 탓하며 팀워크가 무너지는 경험, 혹시 당신의 이야기인가요? 이런 고민을 하는 리더와 팀원들에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이야기는 아주 특별한 교훈을 줍니다. 그들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하라고 말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파도가 알려주는 팀워크의 비밀 세 가지
- 파도의 방향을 함께 읽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 거친 파도를 뚫고 나아가는 끈기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 서로의 파도를 존중하며 자율성과 신뢰의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파타고니아,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서다
파타고니아는 단순한 옷을 파는 기업이 아닙니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요세미티 암벽 등반가 출신으로, 자신이 사용할 등반 장비를 만들던 ‘쉬나드 이큅먼트’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경영 철학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Let My People Go Surfing)”이라는 자전적 에세이 제목으로 유명해졌죠. 이는 단순히 직원 복지를 넘어, 자연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배운 원칙을 경영에 접목시킨 파타고니아의 비전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성공 신념은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재무, 인사 등 경영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이 독특한 철학이 어떻게 최고의 팀워크를 만드는지, 서핑에 비유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파도의 방향을 함께 읽어라 – 공동의 목표와 비전
성공적인 서핑의 첫걸음은 어떤 파도를 탈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모든 서퍼가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면, 서로 부딪히거나 좋은 파도를 놓치게 될 겁니다. 파도 읽는 법을 공유하고 함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파타고니아의 팀워크는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명확한 비전에서 시작됩니다. 이 하나의 문장이 모든 직원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들은 ‘지구세(Earth Tax)’라는 개념을 도입해 매출의 1%를 ‘1% for the Planet’을 통해 풀뿌리 환경운동가들에게 기부합니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확고한 신념과 원칙은 MZ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며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이끌어냈습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 캠페인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 소비와 환경 보호라는 더 큰 목표를 팀 전체가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둘째, 함께 파도를 헤쳐나가라 – 위기 극복과 혁신
서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멋지게 파도를 타기 전,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뚫고 바다로 나아가는 ‘패들링’의 시간이 얼마나 힘든지 말이죠.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좋은 파도만 있지는 않습니다. 예기치 못한 위기의 파도가 닥쳤을 때, 팀의 진정한 역량이 드러납니다.
파타고니아는 수많은 위기를 혁신으로 돌파했습니다. 기능성 원단인 캐필린과 신칠라를 개발해 ‘겹쳐 입기(레이어링)’라는 새로운 아웃도어 스타일을 제시했고, 일반 목화 재배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감수하고 100% 유기농 목화로 전환했습니다. 이 과정은 생산,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부서의 긴밀한 협력과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위기관리 능력과 혁신은 ‘평생 수선’을 보장하는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며, 책임경영의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 일반적인 기업 | 파타고니아의 방식 |
|---|---|
| 단기적 이익과 성과 중심 | 지구 환경 보호라는 장기적 비전 공유 |
| 문제 발생 시 책임자 문책 | 모든 부서가 함께 해결책을 찾는 혁신 |
| 엄격한 근태 관리와 통제 | 자율과 신뢰 기반의 유연한 근무 환경 |
셋째, 서로의 파도를 존중하라 – 자율과 신뢰의 문화
서핑 스팟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 ‘서핑 에티켓’이 있습니다. 한 파도에는 한 명의 서퍼만 타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서로의 기회를 존중하는 문화입니다. 팀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모든 것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팀원이 자신의 역할을 존중받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하러 가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신뢰의 문화를 상징합니다. 실제로 파타고니아의 캘리포니아 본사에서는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서핑을 즐기거나, 좋은 파도가 들어오면 언제든 자리를 비울 수 있습니다. 이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들이 스스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일에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직원 복지는 결국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진정성을 더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드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양양 죽도 해변이나 부산 송정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파타고니아의 베기스 쇼츠나 레트로-X 재킷을 입는 것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성을 넘어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